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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LEX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 준비기: PPT 없이 5분, 탈락 후기

광주청년창업지원센터 20기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를 PPT 없이 준비하고 떨어진 기록. 5분 스크립트, 예상 질의응답, 법적 리스크 점검, 당일 리허설과 결과까지 예비창업자 입장에서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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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평가 대상자로 최종 확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자를 받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기쁨이 아니라 “그래서 뭘 준비해야 하지?”였어요.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는 처음이 아닌데도, 마지막으로 이런 자리에 선 게 꽤 오래전이라 감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게다가 안내 문구가 특이했습니다. 별도 PPT는 만들지도, 제출하지도 말고 제출한 사업계획서대로 발표하라는 거였어요.

저처럼 예비창업자 신분으로 입주 프로그램에 처음 지원해보시는 분이라면, 이 “PPT 없는 발표”가 오히려 더 막막하게 느껴질 거예요. 화면에 띄울 것도 없는데 5분을 어떻게 채우나 싶거든요. 이 글은 제가 광주청년창업지원센터 입주스타트업 20기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를 준비하면서 실제로 고민했던 것들, AI한테 물어보고 다시 검증했던 것들, 그리고 당일에 겪은 일을 그대로 적은 기록입니다.

사업계획서 출력본에 형광펜으로 발표 순서를 표시해 둔 모습

광주청년창업지원센터 20기, 숫자부터 확인했어요

제가 낸 아이템은 NPNS(No Pay, No Service)예요. 웹 에이전시에서 5년 가까이 일하면서 지겹도록 봤던 외주 대금 체불 문제를, DNS 리버스 프록시로 풀어보겠다는 B2B SaaS입니다. 잔금이 정산되기 전까지는 NPNS 게이트웨이가 사이트 앞단을 잡고 있다가, 정산이 끝나면 실서버로 트래픽을 넘기고 인프라 권한까지 자동으로 인수인계하는 구조죠. 사업자등록도 안 한 예비창업자 신분으로 서류를 냈고, 지재권도 수상이력도 칸이 비어 있었습니다.

발표 순서표를 받아보니 총 16팀이었고 저는 1번이었어요. 평가 OT가 13시 30분에 끝나자마자 13시 35분부터 15분, 그 안에서 발표 5분과 질의응답 10분이 돌아가는 구조였습니다. 장소는 I-PLEX 광주 1층 컨퍼런스룸이었고요.

안내 문자에는 몇 가지 요구사항이 더 붙어 있었어요. 발표시간 10분 전까지 평가장에 도착할 것, 주차장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그리고 문자를 확인했다는 회신을 반드시 보낼 것. 회신 예시 문구까지 친절하게 적혀 있더라고요. 이런 건 사소해 보여도 놓치면 첫인상이 깎이는 부분이라 받자마자 바로 답장부터 보냈습니다. 저는 첫 순서라 OT 시작 전인 13시 15분쯤 도착하는 걸 목표로 잡았어요.

몇 팀을 뽑는지는 처음엔 대충 넘겼다가 나중에 다시 확인했어요. I-PLEX 광주 20기 모집 공고를 보면 선정규모가 “4팀 내외”로 적혀 있습니다. 16팀 발표에 4팀이면 경쟁률이 대략 4:1이에요. 그런데 같은 공고에 “최종 입주 선발팀은 기존 입주기업에 대한 연장평가 이후 확정”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기존 입주기업이 몇 팀이나 연장되느냐에 따라 뽑는 숫자가 바뀔 수 있다는 뜻이죠. 공고 기준 입주기간은 2026년 8월 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6개월이고, 팀당 최대 3인 기준으로 공간을 줍니다.

허 참, 또 그런 게 있네 싶었어요. 솔직히 이걸 보고 나서 기대치를 좀 내려놨습니다. 제 일은 사무실이 꼭 있어야 하는 일도 아니라서, 그냥 경험 삼아 다녀오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어요. 그렇게 정리하고 나니까 오히려 준비가 편해지더라고요.

PPT 없는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 5분 스크립트는 이렇게 짰어요

PPT가 없다는 건 결국 서류를 손에 들고 넘기면서 말로 풀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사업계획서 목차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는 5분짜리 대본을 만들었습니다. 인사와 자기소개 20초, 문제 인식 1분, 아이템 소개 1분, 기술력과 차별성 1분, 수익모델 50초, 입주 후 계획과 마무리 50초. 이렇게 구간을 나누고 각 구간에 누적 시간을 적어뒀어요.

대본을 다듬으면서 두 군데를 손봤습니다. 하나는 서류에 “대금 결제를 강제한다”고 써놨던 표현이에요. 글로 볼 때는 몰랐는데 소리 내서 읽어보니 꽤 공격적으로 들렸어요. 말할 때는 “결제를 유도한다”로 톤을 낮췄습니다. 서류 문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입으로 하는 말은 바꿀 수 있으니까요.

다른 하나는 클라우드플레어 비유예요. 리버스 프록시, DNS 연동 같은 말은 개발자가 아니면 바로 안 와닿거든요. 그래서 “클라우드플레어가 트래픽을 앞단에서 통제해 보안과 성능을 관리하듯, 저는 같은 방식으로 정산 상태에 따라 접근 권한을 통제합니다”라는 한 문장을 넣었어요. 이건 제가 먼저 떠올린 아이디어였는데, AI한테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주의할 점을 짚어주더라고요. 클라우드플레어를 경쟁사처럼 말하면 “그럼 클라우드플레어가 이 기능 넣으면 끝 아니냐”는 역질문이 나올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비교 대상이 아니라 “검증된 방식을 가져다 쓴다”는 뉘앙스로만 한 줄 넣고 바로 제 이야기로 돌아오게 했습니다.

수익모델 구간은 숫자를 그대로 말하는 게 제일 깔끔했어요. 도메인 1개는 무료로 열어 진입장벽을 낮추고, Standard 월 1.9만 원, Pro 월 4.9만 원, Agency 월 9.9만 원으로 올라가는 구독형 구조입니다. 초기 고객은 광주와 수도권의 1인 개발자, 5인 미만 소규모 웹 에이전시로 잡았고,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베타 테스터를 모은 뒤 에이전시가 자기 클라이언트에게 NPNS를 소개하면서 퍼지는 그림을 그렸어요. 입주 후 목표는 3개월 안에 베타 상용화, 6개월 안에 유료 고객사 50곳이었습니다. 말로 할 때는 이 숫자들 앞에서 한 박자씩 쉬기로 했어요. 숫자는 빨리 지나가면 아무도 기억을 못 하거든요.

외워야 하나도 고민했어요. 결론은 안 외워도 된다였습니다. 문자에 “제출하신 사업계획서를 기준으로 진행”된다고 적혀 있었으니 서류를 보면서 하는 게 이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의 기본 형식이에요. 다만 시작 인사와 마지막 감사 인사 두 문장만은 안 보고 말하기로 했어요. 처음과 끝에 고개를 들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준비한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5분 발표 스크립트를 구간별로 나눠 출력한 PDF 화면

질의응답 10분이 진짜 승부라서, 약점부터 적었어요

발표는 5분인데 질의응답이 10분이에요. 시간 비중만 봐도 심사위원은 대본보다 질문으로 사람을 본다는 얘기죠. 그래서 예상 질문을 10개 뽑았는데, 기준은 하나였어요. 내 서류에서 제일 찔리는 곳이 어디냐.

찔리는 곳은 금방 나왔습니다. 1인 창업이라 혼자 개발, 영업, 법무를 다 할 수 있냐는 질문. 지재권도 없고 창업교육 수료도 없다는 점. 기존 에스크로 서비스랑 뭐가 다르냐는 질문. 그리고 NPNS 서버가 죽으면 연결된 고객 사이트가 전부 같이 멈추는 거 아니냐는 단일 장애점 문제. 마지막 건 개발자 출신 심사위원이 한 명만 있어도 바로 나올 질문이라, 개발 계획 3단계에 넣어둔 로드밸런싱과 분산 배포 이야기로 답을 준비했어요.

에스크로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는 “돈이 아니라 접근 권한을 통제한다”는 한 문장으로 답을 정리했어요. 에스크로는 돈의 흐름을 쥐는 모델이라 결제를 중간에서 맡아두는 절차가 필요하고, 외주 현장에서는 그 절차 자체가 번거로워서 잘 안 쓰거든요. 반면 NPNS는 개발자가 이미 매일 만지는 DNS와 서버 설정 위에서 돌아가니까 도입할 때 저항이 적다는 걸 강조하기로 했습니다. 1인 체제 질문에는 AI 코딩 도구로 개발 속도를 확보하고 있고, 사업계획서에 6개월 내 2명, 1년 내 3명 채용 계획을 적어뒀다는 점으로 답하기로 했고요.

“DNS 연동만으로 1분 내 온보딩”이라는 문구도 걸렸어요. DNS 전파 시간을 아는 사람이면 1분이 말이 되냐고 물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게이트웨이 쪽 설정 자동화가 1분이고, 네임서버 전파는 별개”라고 정확하게 말하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과장을 들키는 것보다 먼저 정정하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반대로 걱정을 덜어낸 질문도 있었어요. AI가 처음에 성과목표표의 매출과 고객사 수가 산술적으로 안 맞는다고 짚었거든요. 유료 고객사 50곳인데 6개월 후 매출이 250만 원이면 계산이 애매하다는 거였죠. 그런데 저는 그걸 10분짜리 질의응답에서 그렇게 깊게 파고들 것 같지 않았어요. 심사위원 입장에서 첫 순서 15분 동안 표 숫자를 검산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 질문은 후순위로 내리고, 법적 리스크, 경쟁사 차별점, 서버 안정성, 1인 체제 네 개에 별표를 쳐서 우선 숙지 대상으로 정했어요.

계약서에 적어두면 괜찮다? 이건 오해였어요

준비하면서 제일 오래 붙잡고 있었던 질문이 이거였어요. NPNS는 정산이 안 되면 배너를 띄우거나 대역폭을 제한하는 기능을 서류에 써뒀거든요. 처음엔 “계약할 때 계약서에 명시해두면 문제없는 거 아니야?”라고 가볍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대로 찾아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가장 비슷한 사례가 임대차 단전·단수였어요. 월세를 안 낸 임차인에게 건물주가 전기와 물을 끊는 경우죠. 임대차계약서에 “2기 이상 연체 시 단전·단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도, 법원은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임의로 단전·단수를 하면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경인일보에 실린 정민경 변호사의 칼럼을 보면, 예외적으로 정당행위로 인정받으려면 계약이 해지됐고 보증금도 남아 있지 않으며, 미리 예고했고, 다른 수단이 없고, 조치가 과하지 않아야 하는 등 조건이 꽤 엄격합니다. 같은 칼럼은 관리규약에 정해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동기, 수단, 경위, 피해 정도를 종합해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2004다3598 등)도 소개하고 있어요.

이걸 읽고 나니 NPNS 구조가 단전·단수랑 너무 닮아 있다는 게 보였어요. “돈을 안 냈으니 서비스를 끊는다”는 논리가 같고, 계약서에 미리 동의를 받아둔다는 조건도 같습니다. 계약서 한 줄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저처럼 개발 쪽에서 출발한 사람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면 계약으로 덮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법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더라고요.

다만 리스크의 크기는 설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같이 알게 됐어요. 아직 실서버로 넘기기 전, 그러니까 완성물을 인도하기 전에 정산될 때까지 전환을 안 해주는 건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항변권에 가까운 성격이에요. 이미 라이브로 돌아가며 매출을 내고 있는 사이트를 나중에 끊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질의응답 답변을 “계약서에 명시하니 문제없다”에서 “정산 전 미인도 상태로 범위를 한정하려 하고, 운영 중인 사이트에 대한 조치는 업무방해 리스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법률 자문을 최우선 과제로 둔다”로 바꿨어요. 사업계획서 보육 필요성 항목에 이미 법률 컨설팅이 절실하다고 써뒀던 터라 앞뒤도 맞았고요. 참고로 저는 변호사가 아니라서,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 검토를 받을 생각입니다.

NPNS 게이트웨이가 정산 전후로 트래픽을 전환하는 구조를 그린 다이어그램

다른 팀 조사, 그리고 2분 30초에 끝난 리허설

발표 전날 밤엔 괜히 다른 팀들이 궁금해졌어요. 순서표에 있는 16팀 중 저와 또 다른 예비창업자 한 팀을 빼고 14곳을 검색해봤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어요. 언론 기사나 지원사업 선정 이력이 확인된 곳은 세 곳 정도였고, 나머지 열한 곳은 검색에 거의 잡히지 않았어요. 대부분이 아직 온라인에 흔적이 없는 초기 팀이라는 뜻이죠.

그래도 수상이력 하나 없는 예비창업자라 솔직히 어렵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번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 자체가 예비창업자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고, 사업계획서에서 지재권이나 수상내역은 “해당 시” 적는 칸이에요. 없다고 탈락 요건이 되는 건 아니니, 없는 걸 붙잡고 있기보다 있는 걸로 5분을 채우자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프로토타입 시연을 요구할까 봐 노트북을 챙길지도 고민했는데, 15분 단위로 16팀이 연달아 도는 일정이라 장비를 연결할 틈이 없겠다 싶어서 두고 갔어요.

당일 아침에 스톱워치를 켜고 대본을 읽었는데 2분 30초가 나왔어요. 5분짜리라고 만든 대본이었는데 말이죠. 너무 빨리 읽은 건지 내용이 없는 건지 헷갈려서 대본 글자 수를 세어봤더니 공백 포함 약 1,200자였습니다. 2분 30초면 분당 480자 가까이 읽은 셈이라, 일단 속도 문제가 컸어요. 그래서 마침표마다 한 박자 쉬고, 숫자는 일부러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3분이 한계더라고요. 어쩌겠어, 싶었어요. 다행히 5분과 10분이 한 슬롯 안에 묶인 구조라, 발표가 일찍 끝나면 질의응답 시간이 늘어나는 것뿐이었어요. 질문 대비는 해뒀으니 오히려 그쪽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불안해서 문제 인식, 기술력, 마무리 뒤에 한 문장씩 말로 덧붙일 문장을 준비해 갔어요.

발표 끝나고 남은 것

발표는 끝났고, 솔직히 반응은 썩 좋지 않았어요. 아이디어가 너무 마이너했나 싶은 분위기였습니다. 외주 대금 체불이라는 문제가 개발자에게는 뼈아픈 현실인데, 이 업계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와닿기 어려운 주제였을 수도 있어요. 발표장을 나오면서 그 부분은 제가 더 쉽게 풀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결과는 금주에 나왔고, 떨어졌어요. 4:1이라는 숫자를 알고 들어갔고 반응도 이미 봤던 터라 크게 놀라진 않았습니다. 아, 역시. 딱 그 정도였어요. 애초에 경험 삼아 간 자리였고 제 일은 사무실이 없어도 돌아가니까, 입주를 못 한다고 해서 NPNS를 접거나 할 일이 바뀌는 건 아니었어요.

떨어졌어도 이번 준비가 헛수고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5분 스크립트와 예상 질의응답은 다음에 다른 지원사업에 나가도 그대로 다시 쓸 수 있고, 무엇보다 NPNS의 법적 리스크를 이번에 제대로 들여다본 게 컸어요. 서류만 쓸 때는 “계약서에 넣으면 되겠지”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 발표를 준비하면서 서비스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하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혹시 저처럼 PPT 없는 창업지원센터 발표평가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이렇게 해보시길 권해요. 대본은 외우지 말고 서류 순서대로 구간만 나누고, 질의응답은 내 서류에서 제일 찔리는 곳부터 적고, 리허설은 꼭 소리 내서 시간을 재보세요. 저는 그 리허설에서 2분 30초가 나온 덕분에 당일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이번엔 떨어졌지만, 다음엔 NPNS를 실제 에이전시에 붙여본 숫자를 들고 다시 서보려고 합니다.

이어서